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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근 8년을 넘게 운영해오던 회사를 정리중이다.
이미 서류상의 양도양수는 끝이 났지만
그동안 일해오던 사무실의 여러 것들을
갈무리하는 것도 여러모로 녹녹한 일이 아닌 것 같다.
버리는 처리비용이라도 건져보고자 중고가구매입상을 불렀다.
장만할 때에는 만만치 않게 지불했던 사무용가구들이
그네들의 눈앞에선 헐값을 지나 똥값!
그마저도 구형의 복사기, 프린터, 컴퓨터 등은 값도 없단다.
‘그래~ 죽여라 죽여!’
어차피 망하는 곳의 마지막 진액을 빨아먹고 살아야한다면
부디 너희들만이라도 자손만대 울울창창 번창하여라.
이 책상, 저 의자들을 만져보며 떠오르는 기억들에 가슴이 짠해진다.
비록 생명 없는 저것들도 어찌어찌한 인연으로 그 동안 나와 같이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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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을 한지 5년이나 된 산악회 카페를 자진 탈퇴하였다.
새로운 임원진의 운영방향이 여러모로 마뜩치 않아
거의 일년간을 참여하지 않았는데
지금껏 참여도 방관도 아닌 나의 우유부단하고 어정쩡한 모습이
괜한 오해를 일으켜 친한 친구 간에 관계가 서먹하게 되는 것 같아
이참에 분명한 내 의사를 표시하고 싶었다.
동호회 모임의 기본인 소통과 융화가 되질 않아 물과 기름처럼 겉돈다면
서로가 불편할 것인 즉 중이 떠나야지 절이 떠날 수는 없는 터
‘Is man Is, Go man Go’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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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간을 내 마음속에서 출렁거리던
그 사람에 대한 미련을 이제 조용히 놓으려한다.
그리하여 생각나는 시 한 사발!
단 숨에 들이키면서…….
인생은 다 바람 같은 거야…….
다 바람 같은 거야
뭘 그렇게 고민하는 거니?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야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야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야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돌지
다 바람이야
이 세상에 온 것도
바람처럼 온다고
이 육신을 버리는 것도
바람처럼 사라지는 거야
가을바람 불어
곱게 물든 잎을 떨어뜨리듯
덧없는 바람 불어
모든 사연을 공허하게 하지
어차피 바람뿐인걸!
굳이 무얼 아파하며 번민하니
결국 잡히지 않는 게 삶인걸!
애써 무얼 집착하니
다 바람이야
그러나 바람자체는 늘 신선하지
상큼하고 새큼한 새벽바람 맞으며
바람처럼 가벼운 걸음으로
바람처럼 살다가는 게 좋아
- 묵연스님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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