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이야기

橋 下 盛 饌(교 하 성 찬)

고운(孤雲) 2012. 7. 2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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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년만의 최대가뭄이라고 연일 거품 물고 악을 쓰던 TV가

이번엔 새벽부터 태풍에 호우경보라고 야단방정에 호들갑!

저 하늘에 계신분도 밑에 동네 기분 맞추려면 어지간이 성가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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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눈인지 카누인지 7호 태풍은

때려죽일 기세로 북상하더니 복달임을 못했는지

땅으로 올라서서는 비실비실, 결국은 동해에서 꼴까닥!

덕분에 뽀송뽀송은 가고 끈끈눅눅이 오도다.

허지만 계곡에 넘쳐나는 시원한 물은 뽀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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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기 얻은 나뭇잎들은 푸르름을 지나

이젠 시커멓게 약이 올랐다.

깊어지는 여름의 등짝을 올라 타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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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소나기’라는 구라청의 말을 믿고

계곡물이 그리워 산행준비를 했건만

아침부터 하늘은 줄~ 줄 빵꾸!

온 종일이란다.

“그러면 다리 밑으로 모이자구~~”

다들 이구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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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고온 먹거리로 상을 차리니 푸짐하다.

비오는 날 다리 밑에서 차리는

영락없는 노숙자 밥상?

 

딴죽 걸지 마!

반주까지 곁들인 교하성찬(橋下盛饌)이라구!

글구 우리들의 또 한 장의 추억과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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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일 덥다는 대서(大暑)는

오가는 소낙비를 맞으며 제 힘을 못 쓰고

반주에 아리딸딸한 나는

맛있는 오침으로 저녁까지 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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