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이야기

이별연습

고운(孤雲) 2012. 6. 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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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보면 아스라이 걸어온 내 발자국

그 길에서 스치고 만났던 수많은 인연들

기쁘고, 노여워하고, 슬프고, 즐거워했던

이미 지나간 이야기들은 낙엽처럼 쌓이고...

그 길 위에 시간은 흘렀고

그 속에 나도 따라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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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우리 갑자기 헤어진다면

무너지는 억장을 어찌할까?

 

이제

돌아서는 뒷모습일랑 서로 보이지 말고

마주보고 웃으며 한 발자국씩 멀어지는 거야

 

그리움은 그리움에서만 머무를 거야

기다림으로 다가가지 않은 채...

그리워서 기다린다면

한없는 미련은 어떻게 하려고...

 

몹시 안타까워도 내 마음 주기만 할 거야

돌려받기를 바라진 않아

욕심이야 나겠지만 영원히 가질 순 없어

 

내 안에

한 줌의 사랑이나 티끌의 미움일랑 모두 다 내려놓고

허허한 바램이나 기다림은 잊어버리자구

가지고 있다는 것 너무 무겁고

끓어 안고 산다는 것 너무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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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헤어져서 돌아설 땐

끝없는 저 하늘을 흐르는 구름같이

풍경 위를 스치는 한 줄기 바람같이

하늘로 하늘로 오르고

 

풀잎 끝에 맺혀 진 아침이슬처럼

어둠속으로 사라지는 저녁노을처럼

땅으로 땅으로 잦아들자

흔적 없이

아주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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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날 때 이미 떠날 것을 알았듯이

떠날 때 다시 만날 것을 믿을 수 있어

이다음 우리 서로 다시 만나면

반딧불 같았던 사랑도

찔레꽃 향기 같았던 기쁨도

저 하늘에 별들이 되어 조용히 반짝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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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금만 외롭게 홀로가자

우리 조금만 서럽게 흐느끼자

우리 조금만 아프게 참아가자

우리 조금만 슬프게 울고가자

 

이별이 익숙하지 않는,

길동무 없는 이 길 위에서

서로의 가슴 깊숙이 박혀있던 아린 정을 떼려고

이제 우리들은 미리 조금씩 조금씩 헤어지고 있는 거야

 

그래,

지금 우리들은 이별연습을 하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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