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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보면 아스라이 걸어온 내 발자국
그 길에서 스치고 만났던 수많은 인연들
기쁘고, 노여워하고, 슬프고, 즐거워했던
이미 지나간 이야기들은 낙엽처럼 쌓이고...
그 길 위에 시간은 흘렀고
그 속에 나도 따라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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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우리 갑자기 헤어진다면
무너지는 억장을 어찌할까?
이제
돌아서는 뒷모습일랑 서로 보이지 말고
마주보고 웃으며 한 발자국씩 멀어지는 거야
그리움은 그리움에서만 머무를 거야
기다림으로 다가가지 않은 채...
그리워서 기다린다면
한없는 미련은 어떻게 하려고...
몹시 안타까워도 내 마음 주기만 할 거야
돌려받기를 바라진 않아
욕심이야 나겠지만 영원히 가질 순 없어
내 안에
한 줌의 사랑이나 티끌의 미움일랑 모두 다 내려놓고
허허한 바램이나 기다림은 잊어버리자구
가지고 있다는 것 너무 무겁고
끓어 안고 산다는 것 너무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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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헤어져서 돌아설 땐
끝없는 저 하늘을 흐르는 구름같이
풍경 위를 스치는 한 줄기 바람같이
하늘로 하늘로 오르고
풀잎 끝에 맺혀 진 아침이슬처럼
어둠속으로 사라지는 저녁노을처럼
땅으로 땅으로 잦아들자
흔적 없이
아주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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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날 때 이미 떠날 것을 알았듯이
떠날 때 다시 만날 것을 믿을 수 있어
이다음 우리 서로 다시 만나면
반딧불 같았던 사랑도
찔레꽃 향기 같았던 기쁨도
저 하늘에 별들이 되어 조용히 반짝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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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금만 외롭게 홀로가자
우리 조금만 서럽게 흐느끼자
우리 조금만 아프게 참아가자
우리 조금만 슬프게 울고가자
이별이 익숙하지 않는,
길동무 없는 이 길 위에서
서로의 가슴 깊숙이 박혀있던 아린 정을 떼려고
이제 우리들은 미리 조금씩 조금씩 헤어지고 있는 거야
그래,
지금 우리들은 이별연습을 하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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