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송가(送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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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스한 바람 부는 오솔길
가득 떨어진 나뭇잎.
지난 여름 뜨겁던 초록에 지쳐
어지럽게 누운 내 작은 가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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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긋불긋 단풍 뒤에
조용히 숨어 있는 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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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과 낙엽,
둘은 같은 존재의 또 다른 이름
삶은 아름다운 이야기를 쓰지만
죽음은 추억을 기억할 뿐.
단풍은 아무리 몸부림쳐도 낙엽이 되고야 마는 순리
순간의 어긋남.
당연한 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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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풍은 가을의 등을 떠밀고
겨울의 손목 잡아끌면
주춤대는 가을.
머뭇대는 겨울.
드디어
겨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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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은 풀포기처럼 허무하고
그 모든 영화와 권세도
들에 핀 꽃들과 다를 것이 없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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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오지 않을 이 가을을 기억하기 위해
내 가슴 속엔 시들은 낙엽 하나 쌓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