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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뛰는 법 없이 올해도 어김없이
추석은 한해의 바퀴를 돌아
집집마다 사람마다 골고루 찾아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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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는 반갑고 기다려지지만
누구에게는 거르고 싶은 쓸쓸한 연례행사
피붙이 별로 없는 사람들은 명절 때만 되면
왁자한 이웃과 주위를 피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하는 삭연(索然)한 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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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에 한번뿐 인데도
‘벌써’와‘어느새’라는 말을 앞세워
남의 손을 빌려 깍은‘택배벌초(?)’
바쁜‘척’과‘짬’이 없다는 핑계와 구실로
온라인으로 보낸 몇 푼의 돈!
정성과 도리는 포장이 되질 않아 보낼 수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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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심은 실종되고 공경은 메말라버려
어디론가 행방불명된 치사랑
정말
싸가지 없는 버르장머리
발칙한 배은망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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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부탁하고 싶은 말.
나 죽거들랑 갑갑하게 땅속에 가두지 말고
허망이 매달렸던 쓸데없는 집착들과
어차피 끊어야 하는 인연의 고리들을
일곱 마디 묶음과 함께 꽁꽁 동여매어
일렁이는 윤회의 불꽃으로 사르어 다오.
바람에 얹혀 하염없이 흐르는 고운(孤雲)이 되어
가보고 싶고 보고 싶었던 그리운 내 사랑들을
찾아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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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이라고 사랑을 모르겠는가.
모른 척할 뿐이지
이성 앞에 감성이 눈물겨울 때
감성 앞에 이성은 외로울 뿐이지
사랑 앞에 나이 앞에
절제라는 말이 서글프고
책임이라는 말이 무거울 뿐이지』
라는 어느 시인의 정곡이
그대의 가슴을 후벼 파는가?
그렇다면 그대는 진정한 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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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이 가을…….
왠지
나도 조금은 행복해 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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